제주도에서 4.3사건이 발발하자, 마을 주민들은 무장대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초소를 설치하고 번갈아가며 경비를 서던 중, 1948년 11월 17일에 소개령이 발령됩니다.
이에 따라 주민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고향을 떠나 인근 해변 마을로 피난을 가게 되었고, 1949년 4월 29일 소개령이 해제되면서 비로소 돌아올 수 있게 됩니다.
하지만 그 시기의 치안 상태는 매우 불안정했기에, 주민들은 현재의 금산학교 마을 자리에 모여 살기 시작했습니다. 무장대의 빈번한 출몰로 인한 가옥의 방화 및 소, 말, 양식 등의 약탈 사건이 잇따르자, 주민들은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성을 쌓기로 결정했습니다.
성은 마을을 원형으로 둘러싸듯 한 바퀴 쌓아 올렸으며, 약 4미터 높이의 성벽에는 25개의 초소를 설치해 사람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습니다.
현재, 그 둘레성은 사라지고 북문부터 빌레못 경 사이의 약 300미터 구간만이 남아,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묵묵히 증언하고 있는 듯합니다.